요샌 ‘MBC, KBS, SBS에서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느냐’는 물음이 나올 정도다. 10%대 시청률이 나오는 지상파 드라마는 KBS 주말극·일일극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 3> 정도다. <낭만닥터>는 시즌제 드라마이다보니 기대감을 가진 기존 시청층의 뒷받침으로 13%대 시청률이 나오고 있지만, 신작들은 좀처럼 언급되지도 않는다.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시청률의 의미가 퇴색됐음을 고려하더라도, 지상파 드라마는 화제성마저 떨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30%대 시청률이 보장됐던 KBS 2TV의 주말극조차 요즘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 3월 종영한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출생의 비밀, 기억 상실증 등 통속적 요소로 점철됐고 이야기 전개도 지지부진했다. 이 드라마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28%였다. 주말 저녁 시간대의 고정 시청층을 가지고 있던 KBS 2TV 주말극 시청률은 지난해부터 30%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상파 드라마는 양적으로도 줄어드는 추세다. 트렌디한 드라마가 배치됐던 수목 미니시리즈 시간대는 아예 사라졌다. SBS는 2019년 11월 <시크릿 부티크>를 마지막으로 수목극을 폐지했다. 지난해 11월 KBS 2TV <진검승부>, 지난해 12월 MBC <일당백집사> 이후로 지상파 수목극은 자취를 감췄다. 이 시간대는 <라디오 스타>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등 예능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 요인은 복합적이다. 세대를 아우른 시청자가 볼 수 있기에 표현 수위에 제약이 있다. 지상파가 <오징어 게임>을 방송할 수 없는 이유다. ‘본방 사수’ 개념이 사라지면서 텔레비전 앞에 시청자를 모으기도 힘들다. 가장 큰 요인은 ‘제작비’다. OTT 제작사가 지원하는 드라마는 회당 평균 20억~3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지상파에서는 평균 10억~15억원 수준이다. 절대적인 제작비 차이가 나다보니 유명 작가와 스타급 배우를 섭외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에 신인 배우가 주연을 차지하는 일이 많아진 이유다.
제작비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감동과 재미를 모두 갖춘 드라마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안목’ 문제다. 한때 유행을 선도했던 지상파 드라마 관계자들이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MBC 업무보고를 받는 방송문화진흥회의 회의 속기록을 보면, 김도인 이사는 “MBC나 KBS에서 이런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나의 해방일지> 등)를 만들어야 하는데 보면 tvN에서 만들고 JTBC에서 만들고 있다. 그러면 공영방송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는 국민들의 질타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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